생각/낙서

상상력

어제(정확히는 오늘 새벽)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았다. 예쁜 이야기가 좋았다. 특히 그 움직이는 성은, 같이 본 친구들과 함께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 저런 집을 짓고 말거라는 결심을 하게 했다.
보는 내내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그 끝을 알수 없는, 얽매이지 않은 상상력이었다. 가끔 친구들이 보던 '뭔가 있어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판타지'와는 다른 종류의 상상력이었다. 마치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은.
   
처음에 마녀가 소피에게 저주를 거는 일 부터, 왜 하울은 그렇게 되었는지, 소피의 저주는 풀린건지 아닌건지, 소피는 왜 잘때는 소녀의 모습이고 깨어나면 할머니가 되는지, 왜 소피는 점점 젊어지는지. 나는 처음에는 이것들을 누군가 친절히 대답해주기를 바랬다.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마지막에 모든 것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는 알려주지 않았다. 몇몇 대사를 통해 단지 어림짐작만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어떻게 불이 말을 하고, 저런 집이 한쪽으로 기울어 무너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까(물리적으로). 뭐 기타등등 전혀 상큼하지 않은 질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나는 어느때부터인가 알고 있는 지식의 틀에 갖혀 자유롭게 상상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 특히 과학적이지 않은 것에 부딪히면 더욱 더 그렇다. 정확히는, 내가 지금까지 배운 과학과 다른 것과 부딪히면 그렇다. 어렸을 땐 그렇지 않았었던 것 같다. 머리가 굵어질수록 상상력은 굳어가는걸까:(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결국 기존의 패러다임을 깬다는 것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새로운 가설을 인정하지 못하고 죽은 과학자들과 뭐가 다른가?(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다)


이 벽을 깨야한다. 물리 문제를 풀때도, 소설을 읽을때도,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할때도, 심지어 머리 모양을 바꿀때도, 상상력은 필요하다. 상상력이 없어도 기존의 것을 개량한 괜찮은 것(something)은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새로운 것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나오기 마련이다.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아직 나는 이 말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top
http://zlinx.net/blog/zlinx0/trackback/318
Commented by bono at 2007/05/25 07:25  Reply|Edit|Delete
소문만 듣고 저도 아직 보질 못했네요. zlinx0 님 글을 보니 더 궁금해 집니다. :)
Replied by zlinx0 at 2007/06/02 00:51  Edit|Delete
꼭 한번 보세요. 추천합니다-_-)b
Commented by stardust at 2007/05/31 13:29  Reply|Edit|Delete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완전 공감 !
그니저나 블로그 링크 걸게 ㅋ
Replied by zlinx0 at 2007/06/02 00:51  Edit|Delete
와 누나 안녕하세요>o<
저도 링크를 걸겠사와요.


<<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 280   Next >>